음...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할까요...
아니 어디서부터 잘못 된것일까요...
어린시절 저는 막연한 꿈...? 목표..?
같은것이 있었습니다.
부자가 되고싶다.
방법과 과정은 중요치 않다.
이왕 태어난거 강변북로 옆 병풍처럼 펼쳐져있는
저기 저 아파트에서도 살아보고싶고
나의 이동수단이 총천연색 버스가 아닌
누구든 한번쯤 뒤돌아 쳐다보게되는 멋진 외제차였으면 좋겠다 라는
뭐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봄직한 그런 기대감? 설레임?
그런 감정들이 가득 메워진 시절이 있었더랬습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품은채로 성인이 된 저는
전의 글에서는 언급한적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잠시 압구정 현대백화점에서 일을 하게된 일이 있었습니다.
추석단기알바로 굴비를 파는 일이였는데
당시의 저는 그곳에서 일을 하게된다는 것이 참 설레더군요.
강북에서만 살았었고 강남은 구경도 해본적 없던 제가
강남...! 그중에서도 압구정...! 더군다나 현대백화점...!
당시의 제겐 무척이나 거대한 황금성처럼 느껴지던곳에서 잠시동안이지만 일을 하게된다니...
멀찍이서나마 제가 목표로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볼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기대감에
적지않은 흥분감을 안은채로 출근을 했습니다.
오로지 부자만을 꿈꾸던 저에게는
그들이 저의 연예인이고 동경의 대상이였으니 설레고 흥분되더군요. ㅎㅎ
많은 분들이 이런 이야기를 들어보신적이 있으실겁니다.
'백화점의 단골은 모두 그 백화점의 식품코너에 있다'는 이야기.
그 이야기가 사실인지 거짓인지는 아주 잠시의 시간동안 일을 해본 저로써는 증명하기 힘듭니다.
다만 아무것도 모르던 그시절을 제가 보기에도 돈이 많은 사람들이라는 것은 한눈에 알아보겠더군요.
척보기에도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명품백을 메고 나와
동네 마트보다 최소 몃배씩 비싼 야채, 채소, 고기, 생선등을 당연하다는듯 구매를 하고
또 그것들을 일반인이라면 애지중지할 수백만원짜리 명품백에 넣어 백화점을 나서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혼란스러워 어지럽기까지 했습니다. ㅎㅎㅎ
그리고 그에 앞서 저에게 충격을 주었던건 그곳의 살인적인 물가....
요즘은 그곳의 물가도 많이 저렴해진것 같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제게 충격으로 다가왓던 품목중 충격적이였던것 몇가지를 소개시켜드리면
멸치... 한마리 500원...ㅎㅎㅎㅎㅎㅎㅎ
멸치 가격을 처음 봣을때 그곳 이모한테 몃번을 다시 물었는지 모릅니다. ㅎㅎㅎ
소고기 100g 3만원...
음 ... 지금 생각해보니 이건 그나마 상식적이라고 까지 생각이 들기도 하는군요.
그리고 제가 팔던 굴비...!
20마리에 20만원...ㅎㅎㅎ
굴비 가격은 잘 모르시는 분들도 많을텐데요
2006년도 당시 이마트나 동네 재래시장을 가면
굴비는 보통 20마리에 2만원이 적정가격 이였습니다.
그런데 그에비해 10배나 비싼 20만원이라니...
그리고 그것이 끝이 아닙니다.
20만원은 저희 코너에서 파는 상품중 가장 저렴한 하급품 굴비고
가장 비싼 굴비는 무려 10마리 300만원...
어처구니가 없는 가격에 점장님께 물었습니다.
"이건 뭔데 300만원까지 해요?" 라구요ㅎ
그랬더니 점장님이 짧게 대답해 주시더군요.
"얘보다(20마리 20만원) 얘가(10마리 300만원) 2센티 커"
2센티... ㅎㅎ 2cm...ㅎㅎ 와... 이걸 누가 삽니까 ㅎㅎㅎ
아니 누군가 산다고 한들...
'이거이거... 우리 점장님 사기죄로 은팔찌 차시는거 아니야?'
하는 생각까지 했었네요 ㅎ
지금이야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는것이라는 당연한 이치를 생각해냇을 테지만
당시의 저는 그저 충격의 연속일뿐 그러한 생각까지는 들지 않더군요 ㅎ
그렇게 정신없는 첫 근무를 마치고 이튿날 1시쯤...
점장님과 함께 일하는 형이 잠시 담배하나 태우신다며 자리를 비운때였습니다.
혼자서 멀뚱히 서있는데 오른쪽 대각선 1시 방향에서
그곳에서는 참 보기힘든 몸빼바지 차림의 아주머니 한분이
다가 오시더니 아주 기분나쁜 말투로 이렇게 묻더군요.
"여기서 제일 비싼게 뭐야?"
참나...
너무나도 기분나쁜 말투에 순간적으로
'비싸니까 x져...' 가 튀어 나갈뻔했네요.
하지만 다행히
10마리에 300만원입니다 ^^ 라며 위기를 극복하자
곧이어 이 아주머니가 이렇게 말하십니다.
"가져와봐"
으아... ㅠㅠ
냉동창고의 온도는 영하 40도 ...!
그중에서도 그 300만원 짜리 굴비는 냉동창고 제일 안쪽 맨 아래에 깔려있는데
구매하지 못할거 같은분이 그걸 가져오라하니 솔직히 짜증이 먼저 나더군요 ㅜㅜ
하지만 방법이 없잖아요 ㅎㅎ 손님이 가져오라면 가져 와야지요 ㅎ
저는 얼른 뛰어가 속으로는 '사지도 않을거면서 사지도 않을거면서'를 연발하며
힘겹게 굴비를 꺼내와 매대위에 올려놓았습니다.
그러자 그 아주머니...
힘들게 꺼내온 굴비를 눈으로면 쓱 쳐다봅니다.
저는 또 속으로 생각했죠.
'그거봐! 안살꺼잖아! 에이씨 ㅠㅠ...'
그렇게 한 5초쯤 말없이 눈으로만 훑던 아주머니...
"이거 담아줘"
라고 하시더군요?
굴비는 포장 방법이 2가지 입니다.
하나는 추석이고 고가의 상품이니 만큼 꼬리와 지느러미를 자르지 않고 선물박스에 포장하는 방법이 첫번째
그리고 꼬리와 지느러미를 가위로 잘라내고 봉투에 담는 것이 두번째
따라서 두번째 방법처럼 꼬리와 지느러미를 자른다는 것은 집에가서 튀겨먹겠단 이야기가 되는 것이죠.
또한 위에 이야기한것처럼 2cm차이로 300만원과 20만원을 오가는 굴비의 특성상
꼬리를 자르는 순간 그 굴비의 가치는 상당히 떨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담아달라...?
제가 잘못들은건가 싶어 다시 여쭈었습니다.
"어디에 담아드릴까요?" 하니
"봉투에 담지 어디에 담어 저기 저봉투에 담아줘 꼬리랑 지느러미는 다듬고"라고
분명히 말씀하시더군요.
으아... 300만원짜리를...
지금 점장님도 형님도 없는데...
어쩌지...
이거 진짜 꼬리를 잘라도 되나...?
별별 생각이 다 들면서 가위를 집어들어 조심스럽게 한마리, 두마리자르기 시작하는데
저 멀리서 점장님이 헐레벌떡뛰어오시는 모습이 보입니다...!
ps : 저는 왜 글만쓰면 주절주절 길어지는 걸까요 ... ㅜㅜㅎㅎ
별 재밋지도 시덥지도 않은 이야기가 길어지네요 ㅜㅜ
일좀 하구 마저 쓸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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