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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식업 창업의 현실

단맛쓴맛 다본 31살 사장이 말하는 폐업과 새로운 시작 (3)

 

 

2011년 2월

두번째 매장을 열고 한달 채 지나지 않아 머리속엔 험한 말들로 가득 찼습니다.

 

 

대출이자 150만원 월세 120만원 공과금 30만원

거주하고 있는 집의 지출비용까지 포함한다면 숨만쉬어도 한달에 지출되어야 하는 금액은 약400만원

하지만 매출은 300만원 안팎…

 

찬란할 것이라 기대되었던 저의 매장이 박살이 나고있다는걸 느꼇습니다.

월말이 되어 대출이자, 월세를 납부하여야 하는날이 다가오는것이 너무나도 두렵게 느껴 졌습니다.

어디든 도망이라도 가고싶었습니다.

 

수억원에 무너지는 사람도 수천만원에 무너지는 사람도 있으시겠지만 

저를 무너트린 것은 고작 몃백만원 이였습니다.

고작 몃백만원이 저의 의욕을 희망을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모조리 앗아가고 있었고

숨막히는 답답함에 어찌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불과 한달전까지만해도 설레임에 잠못이루던 밤이 

걱정과 근심으로 잠못이루는 밤으로 변해갓습니다.

 

 

가장 먼저 차를 팔았습니다.

저의 두발이 되어주고 여자친구와의 데이트 장소가 되어주던 고마운 차였습니다만 

이자와 월세를 내려면 어쩔 수 없는 결정이였습니다.

 

당시 저의 차량은 현대 i30… 1100만원에 조금 못미치는 금액에 팔렷고

차량의 잔여 할부금을 상환하고 나니 남은건 500만원…

한달치 이자와 월세를 내고 생활비를 사용하고 나니 몃푼 남지 않더군요.

 

두달이 채 되지않아 집을 내놓고 무보증금 집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집 보증금 500만원이라도 필요한 상황이였기 때문이죠

 

 

그렇게 집과 차를 팔아 어찌어찌 버텨내던 오픈 3개월차…

퇴사를 결정한 sk텔레콤 도매처 영업과장이 저에게 

본인 회사의 사장이 저를 상대로 회사의 분실재고를 떠넘기려 계획하고 있으니 

본인이 퇴사하기 전에 거래를 끊으라고 이야기 해주었고

 

그렇게 휴대폰 판매점의 주된 판매상품인 sk텔레콤 없이 장사하게 되었습니다.

치킨집에서 양념치킨 없이 장사하는 상황과 비슷하다고 이야기하면 설명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sk텔레콤 없이 운영하는 매장의 매출은 더욱더 떨어지게 되었고

어느날 갑작스럽게 왼쪽 손에 감각이 없어져 병원을 가보니 목디스크로 인한 신경압박으로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이미 밥값도 없이 생활하던 시절의 제게 병원비는 너무나 큰 부담이였고 

치료를 받지 못한채 방치한 손의 감각만큼은 31살이 된 지금까지도 되돌아 오지 못하였네요.

나중에 병원을 찾아가니 치료시기가 너무 늦어 방법이 없다더군요…ㅎㅎ

 

 

그렇게 지옥같은 하루하루를 지내던 중

그날은 라면이라도 한번 제대로 끓여 먹자는 생각을 하였고

슈퍼에 들러 라면 한개와 계란 한개를 사서 집으로 돌아갓습니다.

비록 라면이지만 너무나도 오랫만에 먹는 제대로된 음식이였기에 

침을 꼴깍 삼켜가며 온 정성을 다해 끓였죠.

 

그리고 그렇게 정성껏 끓인 라면을 들고 방으로 들어가던 중 

한순간의 실수로 발이 문지방에 걸려 냄비를 엎어 라면을 바닦에 전부 쏟아버렸습니다.

 

쏟아진 라면을 보며 서러워 펑펑 울었습니다…

라면이 엎어져 먹지 못하게 된것이 슬펏던 것이 아니라

라면따위에 이토록 아깝고 속상한 기분이 든다는 것이 

이게 현재 저의 현실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서럽고 슬퍼서 한참을 펑펑 울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한참을 울고 난뒤 어떠한 감정의 기복도없이 

무미건조한 감정으로 이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그냥 죽자’

 

 

오늘은 스누피의 명대사로 글을 마치고 다음편에 이어가겠습니다 ^^

 

‘지구 좀 멈춰줘 나 내리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