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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창업자가 준비해야 할 것

일하는 것이 즐거워서 미치겠을 때 창업을 해야한다 -1

 

 

2011~2017.1

 

유통회사에 다닐 때 하루 일과는 이랬다.

 

1년차

 

02:00 기상 출발

02:20 자갈치 시장 도착 상차

03:00 사무실 도착 상차

03:30 엄궁 농산물도매시장 도착 하차 및 당일배송품 상차

05:00 배송 출발

10:00 배송 종료 목욕탕 가서 샤워

11:00 사무실 도착

12:00 점심식사

13:00 다음 날 배송리스트 출력

15:00 퇴근

 

-배달기사부터 시작해서 그냥 시키는 일은 다 했던 것 같다. 운동했었던 체력도 있었고 일에 대해서 무서울 것도 없었다.

 

 

2년차

 

02:30 기상 출발

03:00 엄궁 농산물도매시장 도착 당일배송품 상차

04:30 배송출발

10:00 배송 종료 목욕탕 가서 샤워

10:50 사무실 도착, 담당 거래처 cs

12:00 점심식사

13:00 명일 발주 리스트 팩스 발송 및 당일 업무, 명일 배송리스트 출력 및 검토. 명일 배송품목 소분 작업

20:00 퇴근 (상반기)

17:00 퇴근 (하반기)

 

-회사에 문제가 생기면서 작은 사무실로 옮겼고 사장, 배송부장, 나, 여직원 넷이서 일을 했는데 직원은 가장 적게 일을 하고,

회사는 가장 많이 벌었던 시기였다.

 

 

3년차

 

02:30 기상 출발

03:00 엄궁 농산물 도매시장 도착. 당일 배송 품목 중 당일 구매건 구매.

04:00 강서구 사무실 도착 하차 및 당일배송품 상차

05:00 배송 출발

11:00 배송 종료 사무실 도착. 당일 업무 시작

12:30 점심 식사

13:30 명일 발주 리스트 팩스 발송 및 당일업무, 타업체 가서 입찰업무 배우기

17:00 퇴근

 

-회사에 투자를 받으며 창고를 구해서 옮겼다. 직구매를 하기 시작했고, 입찰을 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일이 미친듯이 많아지기 시작하며, 하반기부터 정시 퇴근은 1년에 몇 번 있는 연례 행사가 되었다.

이때 나는 일이 너무 즐거웠고, 유통업을 평생업으로 삼아야겠다 생각했고,

주변에서 힘들지않냐는 말에 웃으며 일이 제일 재밌다고 이야기 했었다.

 

 

4년차~7년차

 

03:00 기상 출발

03:20 엄궁 농산물 도매시장 도착, 물건 구매

04:30 강서구 사무실 도착

06:30 배송 출발

09:30 배송 종료. 목욕탕 가서 샤워

10:30 사무실 도착. 입찰 or 입찰 준비 or 견적서 작성 등

12:00 점심시간. 식사 or 대부분 식사 대신 잠.

13:00 오후 업무 시작.

22:00 퇴근 or 회사에서 잠

 

-입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일이 어마무시하게 많아졌음에도 사무실의 지리적 위치상 직원을 구하기 어려웠다.

여직원과 나의 일이 미친듯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나는 구매, 배송, 입찰, 소분, 거래처 관리, 견적서 작성, 계산서 관리 등

모든 업무를 담당하기 시작했다.

 

 나는 워커홀릭이었다. 일을 해야지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고, 일을 하나 끝내며 쾌감을 느끼는 일중독자였다.

거래처 사장들은 모두 나를 탐을 냈지만, 나는 옮길 생각이 없었다.

집에 와서 잠을 자려고 누우면 바닥이 핑핑 돌아감을 느끼자마자 잠이 들었고, 잠이 들자마자 눈을 떠서 출근을 했다.

시간을 분단위로 나눠서 일을 했음에도 점점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 '해보자'는 주의에서 '이건 안될것 같은데'라는

회의주의자로 변해갔고, 피로도 누적되어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하는 일이었기에 나도 모르는새에 손에 익어갔고, 많은 일들은 조금 더 쉽게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만큼 더 많은 일이 주어졌다.

 

 사장이 이야기했던 급여 인상은 몇 번을 지켜지지않았고, 6년차가 되던 해에 그만두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때쯤 나는 거래처를 연결시켜줄테니 직접 차려서 해보라는 사람도 있었고, 월급 350만원 + a 로 스카웃 제의도 들어왔었고,

자기랑 같이 해보자는 제의도 들어왔었다. 근데 그 당시에는 너무 유통업이 싫었다. 너무 일에 치이며 살았다.

 

 

그런데 1년 전으로 되돌아가 생각해보니

 

나는 창업을 위한 창업이 아닌 도피형 창업을 한 것이었다.

회사가 다니기 싫었고, 직장에 쏟아붓는 시간만큼 장사를 하면 월급쟁이생활때보다는 더 벌겠지 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가장 즐거웠던 일이, 가장 잘하는 일이, 가장 쉽게 하는 일이 가장 하기 싫은 일이 되어있었다.

나는 사표를 내기 전 가게를 알아보러 다니기 시작했고, 업종을 선택했고, 재료 조달 루트를 결정해두고, 메뉴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2017년 1월 31일부로 회사를 그만두었고, 나는 일주일간 정말 꿈에도 그리던 아침 잠을 잤다. 9~11시까지 정말 푹 잤다.

일을 하지않는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했고 꿈같은 시간이었다. 나는 장사할 준비가 된 예비 사장이 아니라,

그냥 휴가를 만끽하는 직장인같은 마인드였다.

 

 

카페에 글을 보면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이 참 많은데..묻고싶다.

 

지금 하는 일이 하기 싫어서 창업을 하는건 아닌지.

 

직장인의 세계가 여기저기 쥐어터지는 사각링 위라면,

자영업의 세계는 정신 못 차리면 죽어버리는 전쟁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잘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고 창업을 하시려는 분들이 많을거다. 나도 그랬으니깐.

다음 글부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을 하시려는 분들께 드리는 소소한 팁이 될 것이다.

 

 

-가게 입지 선정

-권리금 협상

-인테리어에 관한 이야기(견적 받기, 셀프인테리어)

-자금 조달

-입소문

-광고의 효과

-주방 구조의 중요성

-1인가게로 운영할 수 있는 이유

-음식이 나올때까지 한시간이나 기다려주는 이유

-매출을 올리기위한 노력

-수익을 늘리기위한 투잡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