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쨍그랑
챙챙챙
급하게 주방으로 밀고 가던 트레이위의 접시들이
와장창창 바닥으로 곤두박질 쳤다.
오마이갓.
놀란 나의 비명은 목구멍 저 뒤쪽으로 삼키고
와장창 큰 소리에 식사를 하다가 놀랐을 고객들을 향해
죄송합니다. 를 연신 외쳤다
하........바빠 죽겠는데
그릇까지 깨치고 미치고 팔짝 뛰겠네, 젠장.
바쁠때일수록 침착해야 하는데
허둥대다가 결국 사단을 낸 나한테
제기랄, 제기랄, 멍청이 XXXX 속으로는 욕이 절로 나왔지만
쟁반이며 그릇은 다 나와 있는데 주문은 밀려있어
깨진 접시를 얼른 치우고 주방바닥을 나 뒹구는 그릇을
주섬 주섬 챙겨서 싱크대 안으로 던져 넣고
폭풍 설거지를 시작했다.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바쁜 점심시간이었다.
밀려드는 주문과 동시에 쌓이는 설거지를 가열차게 해 치우며
A와 나는 점심 시간을 하얗게 불태웠고
시간은 그렇게 무사히 가고
기적같은 2시가 찾아왔다.
A님 너무 힘들었지
우리 달달이 하나 마시자.
나의 생명수 커피우유를 꺼내 A에게 건네고
나도 얼른 우유를 따서 벌컥벌컥 들이키니
그제서야 집나간 정신이 슬며시 돌아오기 시작했다.
점심시간에는 나를 포함해서 모두 3명의 근무자가 있었는데 주부직원님 한 분이 얼마 전 퇴사를 하셨다.
다행스럽게 바로 구인을 해서 이틀 근무를 했는데
어이없게도 취직을 했다며 바로 퇴사를 해 버렸다.
다시 구인 공고를 올리긴 했지만
구인 공가가 나간지 얼마 안되서 그런지
지원자가 뜸 하기도 했고
연일 경기가 좋지 않다는 뉴스에
점심시간도 예전같지 않은 것 같아서
내심 인건비도 많이 나가는데 사람을 더 구하지 말까
이 정도 매출이면 둘이 할 만 하잖아?
매일 갈등이 되는 참이었다.
하지만 3명이서 하던 일을 둘이서 하게 되면
여유 따위는 없고 정신 없이 돌아가는 것이 당연지사인데
월급 나갈 때면 팍팍 줄어드는 잔고에
사람을 뽑지 말아볼까 하고
얄팍한 생각을 했더니 그만..
이 사단이 나고야 만 것이다.
벌써 잊었니.
회사 다닐 때 팀원 한명 퇴사 했는데
바로 충원 안 해주고 몇 달을 공석으로 두면서
남은 팀원들 마지막 남은 영혼 한방울까지 끌어와 쓰고야
마지못해 사람 뽑아주던 회사 욕하던 시절 말이야.
두어달 사람 안 뽑으면서 남아있는 사람 고생시키고
인건비 절감한다고 너, 얼마나 회사를 욕했어!
그랬던 니가 그러면 안되지 않겠니?!! %&#%
그래, 맞다.
돈 몇푼 아끼겠다고 이대로 가다간,
A님도 나도 지쳐 나가떨어질거야.
인생 길고 장사 금방 접을 것 아니니까
둘이 해야겠다는 생각은 버리고
적극적으로 구인을 해야겠다.
그런데 사람이 있어야 말이지.
여보세요~~~~
거기 누구 없소~~~~
![](https://blog.kakaocdn.net/dn/XAdHB/btsoY9egUc9/zOWQcG3y9kJRAHcE6KX1Z1/img.jpg)
회사를 다닐 때도 사람을 구하지 못해서
해야 하는 일 대비 인원이 부족해 늘 허덕였는데
내 장사를 해도 매 한가지입니다.
구직을 하는 사람은 일 할 곳이 마땅치 않다고 하고
구인을 하는 사람은 일 할 사람이 없다고 하네요.
그래도 압니다
빈자리의 공백이 머지 않아 채워질 것이라는것을요.
좋은 사람을 곧 만나게 될 것 이라는 것을요.
그동안 좋은 사람들을 만났어서
이만큼까지 왔으니까요.
희망을 버리지 않고
다시 기운을 내서 적극적으로
내 식구가 될 사람을 찾아봅니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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